"집구하다 늙는 속도 빨라진다?", 이사 한번 흡연보다 빨리 늙는다는 연구 결과 발표

 

노화 가속의 원인 주거 불안정으로 인한 생물학적 요인... 흡연과 비만보다 빨라

이사 한번 흡연보다 빨리 늙는다는 연구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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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가 빠르게 사람을 늙게 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이사를 한 번 하고 나면 10년은 늙는 느낌이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집을 새로 구하는 일이 그만큼 마음고생도 크고 힘겹다는 의미다. 실제로 잦은 이사가 빠르게 사람을 늙게 할 수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호주 에식스대와 애들레이드대 연구진이 불안한 주거 환경이 비만이나 흡연, 실업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생물학적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 결과의 논문은 '역학 및 지역사회 건강 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 민간주택을 임차해 거주하는 세입자는 연간 17일이나 더 빠르게 늙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불안한 주거 환경으로 인해 강도 높은 스트레스를 받았다는게 연구 결과 밝혀졌다.

이러한 현상은 상대적으로 주거 안정성이 높은 이들과 비교했을 때 노화 가속도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 났다. 또한 비교적 장기 임대 기간을 보장받고 임차료의 상당 부분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공공 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세입자는 연간 4.8일을 더 빨리 늙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이어 대출을 끼고 자가 주택을 소유한 사람의 노화 가속도 역시 연간 3일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간 17일'의 노화 가속도는 기존에 노화를 촉진한다고 알려진 건강 유해요인들보다도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와 같은 방식으로 노화 가속도를 분석한 결과, 흡연과 비만은 각각 연간 7.7일과 8.4일 더 빨리 늙게 만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단기간 사람을 극심한 스트레스에 몰아넣는 것으로 알려진 실업 상태조차도 노화 가속도가 연간 9.9일에 불과한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졌다.

건강 유해 요소별 노화 가속도

 

거주 환경이 실제로도 개인의 건강에 실질적이고 중요한 결과를 가져왔다

연구에 참여한 호주 주택연구센터의 에이미 클레어 연구원은 미국 매체 포춘에서 "세입자가 감당할 수 있는 주택 바용과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임대 기간, 거주 환경이 실제로도 개인의 건강에 실질적이고 중요한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생물학적 노화 속도는 건강 악화(노쇠)와 만성질환 위험도 증가, 사망과도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다"고 노화 속도와 만성질환, 사망과의 연관성도 이야기 했다.

이번 연구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만한 지점은 주거 불안정성을 유발하는 각종 문제 요인조차도 노화 가속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분석한 결과를 주목 하고 있다.

먼저 주거비용 문제 역시 노화 가속도에 지대한 영향을 준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세입자가 임대비를 체납했을 땐 연간 12일이나 더 빠르게 늙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주택 세입자가 주거 불안감을 느낄 때 다음으로 빠른 속도였던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임대비(주택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 역시 연간 5.5일을 더 빠르게 늙기은 것으로도 밝혀졌다.

더불어 이사를 고민하는 상황도 노화 가속도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예로 현재 거주하는 곳에 더 살고 싶지만 계약 문제 등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원하지 않는 이사 결정)은 노화 가속도를 연간 3.3일이나 앞당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주거 환경에서 마주칠 수 있는 각종 문제 상황들도 노화에 영향을 줬다. 주거 환경이 과잉 수용 등으로 거주 공간이 좁은 환경 역시 연간 5.1일 더 빨리 사람을 늙게 만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난방시설이 부족한 열악한 주거 환경은 연간 8.8일, 지붕 등에서 물이 새는 누수 상황은 연간 4.8일 더 빨리 늙게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거주 지역이나 주택 유형 등의 환경 요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지배적인 주택 유형인 다세대·다가구주택 등의 아파트식 주거지(flat)에 사는 사람은 연간 12일이나 빠르게 늙는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 됐다. 또한 인근에 환경 오염 문제가 있는 상황 역시 노화 가속도를 연간 3.7일 앞당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교적 자연 환경이 좋은 전원 지역에 거주했을 땐 연간 2.19일을 더 느리게 늙었다고 전했다.

주거 문제 요인별 노화 가속도

 

정부의 주택 정책이 이번 연구 결과를 참고, 주택정책이 개인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는 이유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향후 정부의 주택 정책이 이번 연구 결과를 참고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는 주거비 지원을 늘리고 임대료 상승을 제한하는 등의 주택정책이 개인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발표된 논문은 "생물학적 노화는 문제 요인을 해소할 때 속도를 일부 되돌리거나 완화할 수 있다"면서 "이는 다시 말해 정부의 주택정책 변화가 개인의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정부의 대처를 당부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의 가구패널조사(BHPS)에 참여한 사람들 중 1420명으로부터 세부 거주환경과 추가 건강정보를 수집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조사 대상자의 혈액샘플을 채취해 DNA메틸화(DNA 변화의 화학적 지표) 분석을 통해 진행됐다.

연구진은 DNA 분석 결과를 개인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표시하는 방식의 하나인 'DunedinPoAm 시계'로 표준화했다. 해당 지표는 '노화 상태'가 아닌 '노화 속도'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기사에선 편의를 위해 결과 지표를 연 단위에서 일 단위로 환산했다.